백일홍 시 : 박 해 석 사진 : 김 성 용 세월이 너를 간택했느냐 네가 시대에 수청 들었느냐 저 주상꽃 주상저하꽃 저 정일품 종구품 나으리꽃 저 홑껍데기 문무백관꽃 (花無十日紅) 낙조 앞에 무릎 꿇었나니 그 종자들의 종말 시절에 너는 살아서 백일 고행 단식 그것 참! 혼자 피 올려 피 올라 단벌 홍의적삼 물색없이 사위어 이 폐허에 이 폐허에 너 혼자 살아남아 욕된 사직 앞에 조용히 네 목 떨구겠느냐 기꺼이 참수의 형 허락하겠느냐 그것 참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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