한 그루 나무처럼 시 : 박 해 석 사진 : 김 성 용
말죽거리 여물먹고 자랐나, 난쟁이 겨울산 능선 위 노을을 배경으로 반팔 간격으로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내가 그 앞에서 서성이는데 나무 하나가 반팔을 거두고 나를 끼워주었다 나무들은 말없이 산을 내려가는 사람을 굽어보고 막 불켠 아파트 불빛을 건너다보았다 한 그루 나무처럼 나도 따라서 그렇게 해보았다 이들이 허락한다면 나도 한 사람쯤 데려와 내 반팔 집어넣고 그와 나란히 서고 싶다 그러면 그도 한 그루 나무가 되어 누군가를 곰곰이 생각할지 모른다
|
출처 : hm109클럽
글쓴이 : 여행가 (김성용) 원글보기
메모 :