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스크랩] 한 그루 나무처럼 한 그루 나무처럼 시 : 박 해 석 사진 : 김 성 용 말죽거리 여물먹고 자랐나, 난쟁이 겨울산 능선 위 노을을 배경으로 반팔 간격으로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다 내가 그 앞에서 서성이는데 나무 하나가 반팔을 거두고 나를 끼워주었다 나무들은 말없이 산을 내려가는 사람을 굽어보고 막 불.. 영상시와 좋은글/박해석시인의 방 2014.04.06
[스크랩] 의자왕의 죽음 의자왕의 죽음 시 : 박 해 석 사진 ; 김 성 용 천리 만리 밖 왕후장상의 입김 가피는커녕 개도 안 먹을 양반의 사돈의 팔촌 발뒤꿈치 때에도 못 미치는 혈통을 갖고 태어나 오직 근면 성실한 노력으로 초시 진사과에 합격해 일개 서생으로 일관했다 사초에 오를 만한 행적도 시시한 서훈대.. 영상시와 좋은글/박해석시인의 방 2014.04.06
[스크랩] 그림자 그 림 자 시 : 박 해 석 사진 : 김 성 용 어쩌자고 그렇게 줄기차게 따라붙는지 허울도 허깨비도 허풍선이도 한데 모아 쥐어짜면 피 한방울 흐르련만 아이고 오살할, 피눈물도 없는 이 찰거머리! 그래서 내 몸이 항시 이리 무거운가보다 영상시와 좋은글/박해석시인의 방 2014.04.06
[스크랩] 꽃 잎 꽃 잎 시 : 박 해 석 사진 : 김 성 용 이마 위에 핀 꽃은 못 보고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의 향기는 못 맡고 어느날 발밑에 떨어져 한데 어우러진 꽃잎을 본다 어렵게 다투며 한사코 피었으리 누가 기다렸나 누구를 향해 자기를 열었나 (누구를 위해 자기를 버렸나) 그 꽃잎 짓밟고 한번 더 짓.. 영상시와 좋은글/박해석시인의 방 2014.04.06
[스크랩] 상한 갈대는 꺽어라 상한 갈대는 꺾어라 시 : 박 해 석 사진 : 김 성 용 웅얼웅얼하는 저 머리 허연 소리꾼들 베옷 입은 몸 햇빛에 바래고 바래 탈진한 듯 휘청, 바람에 옆으로 쏠리다가 제자리 찿으려고 발버둥치는 저 허한 소리꾼들 나도 한때는 거기 끼여 흔들렸거늘 거짓 몸짓으로 거짓부렁 울음으.. 영상시와 좋은글/박해석시인의 방 2014.04.06
[스크랩] 마지막 모닥불 마지막 모닥불 시 ; 박 해 석 사진 : 김 성 용 우리 마지막 마주 앉을 자리는 이런 해장국집이 제격이리 너도 오늘 같은 날은 국밥에 술 한 잔 걸치고 싶을 거라 그래 네 잔도 함께 놓고 술 따르고 쨍 하고 잔 부딪치고 찬 술을 마신다 밤샘하며 마신 술 위에 붓는 술은 쓰지도 달지도 않고나.. 영상시와 좋은글/박해석시인의 방 2014.04.06
[스크랩] 기쁜 마음으로 기쁜 마음으로 시 : 박 해 석 사진 : 김 성 용 너희 살을 떡처럼 떼어 달라고 하지 않으마 너희 피를 한잔 포도주처럼 찰찰 넘치게 따르어 달라고 하지 않으마 내가 바라는 것은 너희가 앉은 바로 그 자리에서 조그만 틈을 벌려주는 것 조금씩 움직여 작은 곁을 내어 주는 것 기쁜 마음으로 영상시와 좋은글/박해석시인의 방 2014.04.06
[스크랩] 밑줄 한줄 밑줄 한줄 시 : 박 해 석 사진 : 김 성 용 책을 읽다가 오랜만에 밑줄을 긋는다 “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그는 온갖 ······” 이 말을 우리가 쓰지 않게 된다면 우리가 더는 읽을 수 없는 날이 온다면 우리는 어디에서 태어날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장차 무엇이 될 것인가 ...... 영상시와 좋은글/박해석시인의 방 2014.04.06
[스크랩] 오월을 건너가는 나비에게 오월을 건너가는 나비에게 시 : 박 해 석 사진 : 김 성 용 쉴 참이었는지 쉬가 마려웠는지 꽃다지 꽃판 위에 편히쉬어 하고 있던 노란 저고리 한 장 갑자기 눈앞에서 솟아올라 깨금발로 뛰어갔다 어디로부터 오는 길이냐고 물어보지 못했다 이곳을 지나 어디로 가느냐고 다리품 팔며 팔며 .. 영상시와 좋은글/박해석시인의 방 2014.04.06
[스크랩] 강화도 적석사,고려지 가을 풍경 -강화도 고려지,적석사 가을 풍경 -언제:2012.10.11 임장 활동으로 찾아간 강화군 내가면 고천리, 가을이 익어가는 이맘때의 눈앞으로 펼쳐지는 고려저수지 인근의 들녘은 가을색으로 충만했습니다. 따사로운 햇살에 영글어가는 살찐 들판에는 오곡이 무르익으며 결실과 풍요의 계절임을 알.. 영상시와 좋은글/아름다운 글과 명언 2013.10.29